[푸른 리뷰] 소년들이 읊조리는 틈새의 목소리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틈새 보이스
(황선미 지음, 문학과지성사, 2016)

김지은(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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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는 대개 공간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무엇과 무엇의 사이이면서 쓸모를 찾기에는 너무 비좁을 때 우리는 그곳을 틈새라고 부른다. 틈새와 가장 잘 어울리는 동사는 ‘떨어지다’이다. 무언가가 그 틈으로 떨어짐으로써 비로소 관심을 끌게 되는 곳, 그리고 떨어진 그것은 어지간해서는 다시 주워 올리기 어려운 곳, 무언가가 떨어진 채 내버려져 있다는 사실 때문에 완전히 잊어버릴 수도 없어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곳이 바로 틈새다.

황선미의 『틈새 보이스』는 네 소년이 그 얇고 앙상한 사이에 추락한 채 내뱉는 서로 다른 음성의 기록이다. 그들은 친구이지만 서로의 삶을 깊게 알지 못한다. 틈에 떨어진 존재들은 차마 타인의 삶을 돌아보거나 그 비명에 귀를 기울일 틈이 없다. 친구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혼자 지탱하기에도 너무 좁고 조금이라도 더 떨어진다면 영원히 그 틈에 끼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네 소년을 좁은 탁자에 내려놓은 라면 그릇들처럼 일렬로밖에 이어주지 못하는 틈새 라면집은 잠시 지연된 추락의 순간에도 성장을 계속해야 하는 이들의 삶을 상징한다. 여기서 더 자란다면 틈새에 완전히 사로잡혀 탈출의 가능성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도 치밀하고 끈질긴 전략 속에서만 허용된다. 기하, 도진, 윤과 나(무)는 최선을 다해 경로를 찾아 나선다. 그 시도는 어딘가로 굴러 들어간 대부분의 물건이 그러하듯이 더 깊게 엉뚱한 곳에 박혀버리기도 한다.

주인공 김무는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에 커다란 공백을 안고 살아간다. 아들 하나를 홀로 키우며 ‘진짜 엄마 노릇’을 하고자 애쓰는 어머니에 대해서는 어쩔 줄 모르는 애증을 갖고 있다.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버젓한 보통의 학생이 되겠다는 김무의 노력은 사사건건 벽에 부딪히지만 그가 이렇게라도 버둥거려보는 것은 자신이 틈새에 머무르는 한 자립할 수 없다는 불안 때문이다. 틈새 라면집은 이 소년들에게 절묘한 해방구 노릇을 해주기도 한다. 김무가 고통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문해리는 틈새 라면집의 한 그릇 음식이야말로 ‘완전식품’이라고 말한다. 부모의 균형 잡힌 보살핌이나 환대 따위는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따끈한 라면과 김밥은 이 세상의 누구든지 온기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와 같은 맛이다. 윤은 그럴듯한 레스토랑 ‘베네치아’에서 요리사의 꿈을 키우려 하지만 되풀이되는 틱처럼 미끄러짐을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앉고 만다. 그런 그가 찾아오는 곳도 틈새 라면이다. 좋은 머리로 주가를 조작해 목돈을 만져보려고 했던 기하는 자신을 끌처럼 악용한 어른들 대신 머리가 깨지고 경찰서를 몇 번이나 들락거리고서야 겨우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틈을 본다. 성장에도 난이도가 있다면 이 소년소녀들의 삶은 D등급, 최고 난이도이다.

황선미 작가는 청소년들이 누구에게도 자신의 자리를 내주고 싶어 하지 않는 마음과 아무리 좁아도 어깨를 맞대고 싶어 하는 마음을 ‘틈새’라는 비가시적 공간을 통해서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어디에 낀 채 음성을 송출하고 있는지 이 작품을 통해서야 경청한다. 네 소년이 나직하게 읊조리는 틈새의 목소리는 책을 덮고도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그들에게 지렛대가 되어줄 유일한 사람은 독자다.